여름철만 되면 한의원 방문이 잦아지는 분들이 있다. 바로 과도한 땀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다한증 환자분들이다. 야외에서 걷고, 운동할 때만이 아닌, 집에서 휴식하거나 잠을 잘 때도 땀이 강물처럼 흘러내리고, 햇빛에 노출된 아이스크림처럼 몸도 녹아내리는 것 같다는 분, 땀이 흐르기 시작하면 몸에서 육수뿐만 아니라 골수까지 빠지는 것 같다고 호소하는 분도 계신다.
땀은 인체의 체온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해 나타나는 생리적이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다만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땀이 나거나, 땀의 양이 과도한 경우를 다한증으로 진단한다. 양방에서는 다한증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먼저, 일차성 다한증은 자율신경, 감정변화, 스트레스, 비만과 관련된 다한증으로 국소 부위에 한정되는 특징이 있으며, 약물요법, 주사요법, 심리이완요법, 수술요법 등의 증상의 경중에 따른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이차성 다한증은 당뇨, 폐경, 결핵, 갑상선 기능항진증, 파킨슨병 등의 기저질환에 따른 다한증으로 전신 부위에 발생하는 경향이 있고, 기저질환에 대한 진료와 관리가 치료의 근본이 된다.
한의원에서의 다한증 치료는 일차성 다한증에 대해 강점을 보인다. 일차성 다한증의 경우 양방에서의 치료가 대증요법 즉, 임시방편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약물, 주사요법은 해당 약물의 체내 농도가 줄면 재발하기 쉽다. 수술 및 시술요법은 해당 부위는 좋아지는 반면, 다른 신체부위에서 땀의 분비가 많아지는 보상성 다한증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일차성 다한증의 위치에 따라 머리에는 두한, 손발에는 수족한, 사타구니는 음한, 앞가슴부위는 심한이라고 따로 명칭해서 분류하는데 두한은 호흡기 질환자, 수족한은 신경증 환자 또는 사무직 종사자, 음한은 신장이 허하고 양기가 부족해진 중년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질병 치료와 생활 관리를 할 때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의 다한증은 크게 자한증과 도한증으로 나누어지고 그에 따른 치료법도 구분되어 있다. 자한증은 활동할 때 주로 나는 땀으로 시도 때도 없이 땀을 축축하게 흘리고, 운동이라도 하면 탈진할 정도로 땀을 심하게 흘리는 병증이다. 피부를 보호하고, 인체를 방어하는 기운이 약해져서 땀 분비 조절 능력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도한증은 잠자는 사이에 식은땀이 나오는 것으로 몸 안의 체액이나 진액을 보호하는 몸의 기운이 약해지거나 몸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많이 발생한다.
다한증 관리에는 식이요법이 기본이다. 첫째, 고기, 술, 자극적이고 뜨거운 음식은 땀 배출을 촉진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둘째, 찬 음료, 찬 음식도 적게 먹어야 한다. 찬 음식을 많이 먹을 경우 위장은 체온이 떨어진 것으로 인식해 체내 에너지 대사를 항진시켜 되려 땀이 더 많이 날 수 있다. 셋째, 신경이 예민한 경우 카페인이 많은 커피와 홍차, 탄산음료 등은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과도한 신경, 스트레스를 피하고, 과로, 무리한 운동을 삼가는 것도 중요하다.
땀은 누구에게나 있는 생리반응이다. 허나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땀에 대한 편견을 바꾸고. 땀의 분비양상과 패턴에 따른 내 몸의 변화를 직감하고 대비해간다면 더운 여름철만이 아닌 평생의 건강을 지키고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땀에 대처하는 우리의 올바른 자세일 것이다.